네박공집
1. 하마비(下馬碑)
오래된 동네는 뭔가 다르다.
동네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표시)가 있었고, 삼일운동 집결터등의 안내문에서 이동네의 역사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석과 표식외에 3~4층의 다세대 주택이 이미 점령한 동네는 어디에서도 역사를 읽을수 가 없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이다...
산업화 이후 90년대 까지 우리의 오래된 동네들이 이렇게 변하였다.
이 오래된 동네에 현재 우리의 삶은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나?
이 프로젝트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2. 모여살기
두 필지가 연접해 있는 부지는 사업성을 위해 각각의 필지에 3층의 다세대주택으로 설계 요청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집합주택의 연접에 대해서 고민 해왔던 나는 수평의 세대분할 보다는 수직의 세대분할을 제안했고, 건축법에서 허용해 준 맛벽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세대간벽을 연접하여 4세대가 수직으로 연접되어 네세대가 한 건물처럼 모여사는 집합주택이 됐다.
집의 구성은 간단하다
레벨차를 이용한 주차장 진입과 지하에 위치한 간단한 멀티룸, 그리고 1층 거실 앞에 작지만 아담한 정원이 위치하고, 2층에는 침실들 그리고 동측 과학고를 바라볼 수 있는 루프탑이 이 집 프로그램의 전부이다. 세대가 공유하는 부분은 주차장과 기계실 뿐이다.
작은 토지에 주택을 연접시키고 수직화하는 방법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야 했고, 특히 옥탑까지 4개층을 이동해야 하는 계단은 면적을 컴펙트하게 하면서 효율, 그리고 안전까지 고려해야 했다. 이러한 결과로 각층마다 다른 계단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이 계단은 옥상까지 연결돼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옥상 정원과 1층에 작은 자연 정원이 연결되는 그런 집이 됐다.
다세대주택의 수평연결 보다 수직연결로 다양한 공간이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사업성은 더 증가 됐다.
3. 밈(Meme), 문화모방적 유전인자
영국의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생물의 유전단위인 진(gene)의 개념으로 설명이 안되는 문화모방적 유전인자인 밈(meme) 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밈(Meme)은 한 개체에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또는 믿음이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말한다. 지방에 따라 다른 노랫말과 가락으로 복제된 '아리랑'은 밈의 대표적 예이다. 유행하는 머리모양, 패션 등도 하나의 밈이다. 계속 귓가에 맴도는 광고문도 하나의 밈이다. 생물의 유전자처럼 밈도 복제되고 전달된다.
오래된 동네, 명륜동에서 건축의 밈이 유전되어 이프로젝트에 거주하는 서로가 새로운 역사로 자리 하길 바란다.
위 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1가 1-3, 1-4번지
지역지구 : 제1종일반주거지역,자연경관지구,지구단위계획구역
용 도 : 다세대 주택
대지면적 : 1-3번지_334.20㎡/1-4번지_383.80㎡
건축면적 : 133.60㎡/153.44㎡
건 폐 율 : 39.98%/39.98%
연 면 적 : 424.62㎡/509.71㎡
용 적 률 : 65.55%/65.05%
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 머쉬룸크림, 마천석, 럭스틸
설 계 : 전봉수 양시명
시 공 : ㈜세종건설
사 진 : ⓒ이명배
설계기간 : 2019. 11. ~ 2020. 05.
공사기간 : 2020. 07. ~ 2021. 10.